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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전/공연 - 행복한 꿈꾸기

[뮤지컬] 2010 루나틱 드림팀 (20100905,18시 막공) 김선경/김철기/이기형/김경록...

 

장소 : 마포 아트센터
출연 : 김선경, 김철기, 이기형, 김경록, 김혜연, 곽영신, ... (이날 출연진이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정희철, 소찬휘, 임춘길, 정재민, 이얀, 양꽃님, 정민성, 김세진, 김세인, 배성호, 김장섭, 백재현...외

먼저 전체적인 느낌은 즐거웠다. 공연 내내 웃느라 볼이 아플 지경이었다.
배우들이 공연내내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끌어냈기에 한바탕 신나게 웃고 왔다.

루나틱 뮤지컬의 중심적인 배경은 정신병원 안이다.
배우들의 등장부터 달랐다.
1층 객석 뒤쪽에서 병원복을 입은 배우들이 천천히 걸어나오며 관객들에게 질문도 던지고
함께 사진도 찍어가며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무대쪽에 다다른 배우들 중 한 사람이 이제부터는 사진 찍으면 안돼는데.. 하며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굿닥터 정선경씨가 환자들을 치유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신나는 음악이 있고, 서로 역할극을 한다.
1막은 나제비와 고독해의 에피소드.
극의 진행은 환자들이 자신의 과거를 재현하면서 자신의 아픔을 들여다 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항상 관객에게 묻고 답하고, 호응하게 한다.
관객의 호응이 시큰둥하다 싶으면, 재치있는 입담으로 다시 호응해 달라 외친다.
그래서 관객들은 지루할 틈이 없다.



염려했던 김경록의 나제비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어쩜 그렇게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 냈는지.
노래도 잘했고, 연기도 괜찮았다.
고독해를 연기한 배우.. 이름이 확실히 기억나지 않아 죄송.
정말 정말 멋졌다. 코믹하고 능청스러웠는데 성량 또한 마이크를 능가했다.

2막의 시작은 굿닥터의 화려한 변신이 있었고,
사랑이 넘쳤던 아버지 무대포와, 절대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고 믿는 정상인의 에피소드로 이어졌다.
1막은 마냥 즐거웠다면, 2막은 감동과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상인의 에피소드에서 다소 지루해 질 수 있었으나, 김철기 배우의 훌륭한 발성으로 위기를 살짝 모면했다.
하도 정신없이 웃다보니 마지막에 정상인 역의 배우가 마릴린 먼로 분장으로 나왔던 부분이 커튼콜인지
극의 마지막 부분인지 구분이 안간다.

2시간이 믿기지 않을만큼  금방 지나갔다.
커튼콜엔 모든 관객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했으며,

"내가 미친게 미친게 아냐~
   루나틱 락앤롤~~"

함께 부르며 출연한 배우들의 마지막 인사가 있었다.
막공이라서 였는지 더 열정적으로 관객과 인사를 나누었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의 사인회도 있었다.

천둥 번개와 함께 비가 많이 온 힘든 날씨였는데, 그럼에도 찾아가 본 공연이
너무 즐거워서 행복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조금씩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 아픔이 깊으면 간혹 마음속으로 숨어버리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진정제 같은 약이 아니라 행복한 마음이라는 것.
행복한 마음을 찾기 위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하는 것.

요즘 도시는 마음껏 소리지르고, 웃고, 떠들 공간이 없다.
그 공간을 조그맣게라도 이 뮤지컬이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성공했다고 본다.
돌아오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내년에도 꼭 다시 보고싶다.